줄거리
2017년 강윤성 감독의 '범죄도시'는 서울 가리봉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중국 조폭 조직과 이를 소탕하려는 형사들의 대결을 그린 액션 범죄물이다. 영화는 서울 가리봉동에 자리잡은 중국 조폭 조직 '흑룡파'의 보스 장첸(윤계상)이 한국에 오면서 시작된다. 장첸은 가리봉동 일대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계 조직의 우두머리로, 냉혹하고 잔인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 가리봉동의 기존 조직들을 하나씩 제압해 나간다.
한편, 서울 종로경찰서 강력반의 마석도 형사(마동석)는 지역 내 범죄 소탕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특유의 괴력과 거친 성격으로 범죄자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형사다. 마석도는 지역 내 작은 건달들을 주먹으로 다스리며 나름의 평화를 유지해오고 있었다. 어느 날 장첸의 부하들이 가리봉동의 한 여관에서 감금 폭행 사건을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한 여성이 심각한 부상을 입는다. 피해자는 마석도가 돌봐주던 가리봉동 거주 조선족 여성으로, 이 사건을 계기로 마석도와 장첸의 조직 사이에 본격적인 대립이 시작된다.
마석도는 동료 형사 장태민(최귀화), 오동규(이호정) 등과 함께 흑룡파를 소탕하기 위한 특별 전담팀을 구성한다. 그들은 장첸의 오른팔인 양태철(진선규)을 체포하여 장첸에게 타격을 주지만, 장첸은 이에 굴하지 않고 더욱 대담한 범죄 행각을 벌인다. 영화는 장첸이 체포되어 법의 심판을 받고, 가리봉동에 다시 평화가 찾아오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마석도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범죄와의 싸움을 이어간다.
등장인물
마석도(마동석): 종로경찰서 강력반 형사로, 특유의 괴력과 투지로 범죄자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다. 거친 외모와 달리 정의감이 강하고 약자를 보호하려는 마음을 가진 인물이다. 가리봉동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평화를 유지해오다가, 흑룡파와의 전면전을 벌이게 된다. "어이, 씨X, 한국말 하면서 맞을래? 중국말 하면서 맞을래?"라는 대사가 유명하다.
장첸(윤계상): 중국 조폭 조직 '흑룡파'의 보스로, 냉혹하고 잔인한 성격의 소유자다. 한국에 건너와 가리봉동 일대의 범죄 조직을 장악하려 한다. 폭력적이고 무자비한 성격이지만, 뛰어난 무술 실력과 지략을 갖춘 캐릭터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잔인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양태철(진선규): 장첸의 오른팔로, 한국인이지만 흑룡파에서 활동하고 있다. 장첸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며,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통역 역할도 담당한다. 잔인한 성격이지만 장첸에게는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모습을 보인다.
장태민(최귀화): 마석도의 동료 형사로, 마석도의 과격한 행동을 말리는 역할을 종종 맡는다. 냉정하고 이성적인 성격으로, 팀 내에서 전략가 역할을 담당한다.
오동규(이호정): 마석도 팀의 막내 형사로, 열정적이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한 캐릭터다. 마석도를 존경하며 그의 방식을 배우려 노력한다.
홍상태(허성태): 가리봉동에서 활동하는 한국 조직의 보스로, 마석도와는 미묘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처음에는 장첸과 거래하려 했으나, 후에 마석도 편에 서게 된다.
전중구(최승현): 마석도의 상관으로, 그의 과격한 방식을 꺾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통제하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총평
'범죄도시'는 한국 액션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개봉 당시 예상을 뛰어넘는 관객 수를 동원하며 마동석을 액션 스타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리얼리티'다. 우선 액션 장면의 현실감이 압도적이다. 화려한 와이어 액션이나 CG 대신, 마동석의 거대한 체구와 괴력을 활용한 육중한 격투 장면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타격감을 선사한다. 특히 마석도가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들리는 둔탁한 효과음과 함께 적들이 날아가는 모습은 카타르시스를 준다. 이런 스타일의 액션은 할리우드나 홍콩 영화와는 차별화된 한국형 액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캐릭터 구축도 탁월하다. 마동석이 연기한 마석도는 전형적인 형사 캐릭터에서 벗어나, 독특한 개성과 매력을 갖춘 인물로 그려진다. 그의 투박한 말투, 무뚝뚝한 태도, 그리고 엄청난 괴력이 만나 일종의 '국민 캐릭터'가 탄생했다. 윤계상의 장첸 또한 단순한 악역을 넘어 섬뜩한 카리스마를 지닌 적대자로 잘 묘사되었다. 영화는 또한 가리봉동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배경으로 삼아 한국 사회의 다문화적 측면과 그 속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조선족과 한국인, 중국인이 뒤섞인 이 공간은 그 자체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영화의 배경으로 잘 활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