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베놈'은 실패한 탐사 임무에서 지구로 돌아온 외계 생명체 심비오트가 인간 숙주와 결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에디 브록은 생명공학 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CEO인 칼튼 드레이크의 비윤리적 인체실험을 폭로하려다 직장과 연인 앤을 모두 잃는다. 6개월 후, 절망에 빠진 에디는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내부고발자 도라 스키어스 박사의 도움으로 연구소에 잠입하게 된다.
연구소에서 에디는 우연히 심비오트 중 하나인 '베놈'과 결합하게 되고, 이후 강력한 힘과 함께 목소리를 듣고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한편 드레이크는 남은 심비오트들과의 결합 실험을 계속하며, 결국 '라이엇'이라는 심비오트와 결합에 성공한다. 에디는 베놈과 공생관계를 형성해가면서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이해하고 수용하기 시작한다.
드레이크와 라이엇은 더 많은 심비오트를 지구로 데려오기 위해 로켓 발사를 준비하고, 에디와 베놈은 이를 막기 위해 나선다. 최종 대결에서 에디와 베놈은 드레이크와 라이엇을 물리치지만, 과정에서 베놈이 희생되는 듯 보인다. 그러나 결말에서 베놈이 살아남았음이 밝혀지고, 에디와 베놈은 함께 악당을 처단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한다.
등장인물
에디 브록 (톰 하디): 진실을 추구하는 열정적인 탐사보도 기자. 도덕적 신념이 강하지만 충동적인 성격으로 인해 직업과 연인을 잃는다. 베놈과 결합 후 내면의 어둠과 마주하며 성장한다.
베놈 (톰 하디 목소리): 지구에 온 외계 심비오트. 처음에는 에디의 몸을 단순히 숙주로 여기지만 점차 그와 교감하며 지구와 인간에 대한 애착을 형성한다. 폭력적이고 식인적 성향을 보이면서도 유머러스한 면모를 지닌다.
칼튼 드레이크 (리즈 아메드):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창립자이자 CEO. 인류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목 하에 비윤리적 실험을 자행하는 천재 과학자. 인류를 진화시키겠다는 왜곡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앤 웨잉 (미셸 윌리엄스): 변호사이자 에디의 전 약혼녀. 에디의 충동적 행동에 실망해 관계를 끝냈지만, 여전히 그를 걱정한다.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성격으로 에디와 대조된다.
도라 스키어스 (제니 슬레이트):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양심적인 과학자. 드레이크의 비윤리적 실험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에디에게 도움을 준다.
댄 루이스 (레이드 스콧): 앤의 새 남자친구이자 의사. 에디가 심비오트에 감염된 후 그를 진찰하게 된다.
라이엇: 드레이크와 결합한 심비오트. 베놈보다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으며 다른 심비오트들을 지구로 데려오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총평
'베놈'은 마블 코믹스의 인기 빌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파격적인 시도로, 전형적인 히어로 무비의 공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접근을 보여준다. 톰 하디의 연기는 영화의 가장 큰 강점으로, 에디 브록과 베놈이라는 두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하며 코믹한 케미스트리와 내적 갈등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특히 에디와 베놈의 대화 장면들은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비주얼 측면에서 베놈의 디자인과 액션 시퀀스는 원작 코믹스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 심비오트의 유동적인 움직임과 변형 능력이 시각적으로 인상적으로 구현되었으며, 어둡고 위협적인 베놈의 외형은 캐릭터의 본질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그러나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는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빠른 전개로 인해 캐릭터 발전과 관계 형성이 다소 급작스럽게 느껴지며, 주요 빌런인 칼튼 드레이크의 동기가 충분히 깊이 있게 탐색되지 못했다. PG-13 등급으로 인한 제약도 베놈의 원작 캐릭터가 가진 어둡고 폭력적인 면모를 완전히 표현하는 데 한계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놈'은 안티히어로 장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작품으로,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 에디와 베놈의 독특한 공생 관계는 '우리는 베놈이다'라는 대사처럼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으며, 후속작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결국 이 영화는 전통적인 히어로 영화보다는 버디 코미디와 호러의 요소를 접목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완성도보다는 캐릭터의 매력과 오락성에 중점을 둔 작품이라 할 수 있다.